Wenger

by Jonathan Sulivan

분석론적인 세계, 알고리즘, 통계적 모델이라 할 수 있는 빅 데이터는 우리 생활에 점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축구에서도 빅 데이터의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감독의 선택, 선수들의 의사결정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축구팬들의 관습이다 : “왜 그 선수를 선발 출전 시켰을까?” “박스 안으로 침투해야지 & 스트라이커를 투입해야지!”

경기장 스탠드에서 관전하거나 TV 혹은 라디오로 경기를 접할지라도 감독에게 훈수를 두는 것과과 선수들에게 더 열심히 뛰라고 요구하는 것, 다른 플레이를 시도해보라고 요구하는 것은 팀을 서포트하는 일종의 ‘재미’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축구팬들은 자신이 제시한 방향으로 변화가 이루어져 팀 퍼포먼스에 즉각적인 향상이 일어난 경우, 자신이 매우 뛰어난 사람인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하지만 절대다수 팬들의 사고 방식은 직관과 경기에 대한 느낌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에 대한 데이터가 말해주고 있듯이, 움직임과 포지셔닝은 점차 복잡해지고 있고 분석 모델은 더욱 정교해져가고 있다. 이제 축구는 ‘그럴 것이란 느낌’에 의존하지 않는다. 축구는 여전히 아름다운 게임이다. 하지만 축구는 점차 체스 게임을 닮아가고 있다.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데이터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인 빠른 속도로 생산되고 있다. 우린 빅 데이터 시대에 살고 있으며 당신이 빅 데이터의 생활 침투에 대해서 부정적일 수도 있고 긍정적일 수도 있지만 분석, 알고리즘, 통계적 모델링이 일상 생활에서 점차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프로 스포츠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스포츠 쪽에서 데이터는 운동 선수와 팀에게 더 큰 경쟁력을 심어준다는 특성 때문에 상당히 수익성이 좋은 분야로 특별히 여겨지고 있다. 스포츠의 데이터 혁명은 빌리 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메이저 리그 소속 오클랜드 애슬레틱의 단장인 빌리 빈은 마이클 루이스의 저서 머니볼로 인해 알려진 통계적 기법을 응용했다.

빈은 팀에 의미있는 기여를 해줄 수 있는 선수, 값어치를 하는 선수를 분석적이면서도 확실한 수치적 근거에 기반해 파악했다. 그리고 빌리 빈이 선구자로 야구 퍼포먼스를 과학적 방법으로 분석한 이 기법을 세이버매트릭스(sabermetrics)라 부르고 있다. 오클랜드는 제한된 예산으로 성공을 유지했고 이들의 스토리는 브래드 피트가 주연으로 활약한 영화 머니볼에서도 다뤄졌다.

야구에서 시작된 분석적 방법론은 NFL과 NBA 그리고 영국의 스포츠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게 되었다. 잉글랜드 크리켓 코치 던컨 플레쳐는 통계적 분석을 통해서 선수들이 점수를 낼 수 있는 최적의 방법, 타자를 내보낼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

클리브 우드워드는 잉글랜드 럭비 팀에 데이터를 활용해 혁신을 이뤄냈으며 잉글랜드 럭비 대표팀은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데이브 브레일스퍼드는 훈련 데이터를 활용하는 혁신을 시도했고 팀 스카이는 투르 드 프랑스 대회에서 많은 우승을 이뤄냈다.

축구에도 선구자가 당연히 존재했다. 사실 사소한 경기 데이터를 기록하는 것은 여러분이 생각한 것보다 더 오래 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영국의 찰스 리프는 1950년에 패스 횟수를 세고 포지션을 기록했다. 1970년대 우크라이나에서는 발레리 로바노프스키가 똑같은 작업을 시행했다. 과거 잉글랜드 감독을 맡았던 그래엄 테일러는 1980년 왓포드의 롱볼 전략에 대해서 연구하기 위해 매우 대략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1992년 프리미어 리그가 출범했고 Sky와의 중계권 계약으로 인해 경기가 더 많이 노출되고 자본이 유입되었다. 그리고 1995년 프로존과 1996년 옵타를 포함해 축구 데이터를 다루는 회사도 생기기 시작했다.

현재 풋볼 매니저로 불리고 있는 챔피언십 매니저 게임은 1992년 처음 만들어졌고 이 때 당시 선수 4,000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와 선수별 30가지 분야의 통계량으로 게임이 만들어졌다. 지난 주 스완지에서 있었던 브리티쉬 과학 페스티벌에서 풋볼 매니저를 개발하는 Sports Interactive 회사의 비즈니스 성장 전략부서 수장인 톰 마크험 박사는 시간이 흐르면서 이 분야에서도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현재 풋볼 매니저란 게임은 현역 319,726명의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축구 선수로 활동하고 현재는 축구계 다른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데이터까지 합친다면, 그 숫자는 600,000을 뛰어 넘는다. 우리는 51개 국가의 140개 리그를 커버한다. 총 2,250개 클럽을 철저하게 조사했고 각 선수마다 250가지의 통계량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모든 주요 클럽에 연구자를 보내고 첼시같은 상위 클럽에는 더 많은 전문가를 배치시킨다.”

풋볼 매니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파견된 1,300명의 스카우터 중 일부는 실제 프로 팀의 스카우터가 되기도 한다.

리그의 경쟁이 심해지는 가운데 프로 축구는 수입이 증가하고 있으며 데이터 사업은 점차 확장되고 있다. 옵타, 프로존에서 생산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는 구단의 전술 설정 뿐만 아니라 수준높은 매스컴 보도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코치들은 선수들이 피치, 훈련장에서 느끼는 피로를 관찰하기 위해서 운동 중 착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활용한다. 그렇게 선수에게 신체적 과부하가 걸려 부상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한다. 피치 위 움직임에 대한 기록은 포메이션과 경기 스타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시뮬레이션과 경기 내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감독은 하프타임에 변화를 시도한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선수의 패턴을 파악하여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특정 선수가 페널티킥 상황에서 어느 지역을 선호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낼 수 있다. 데이터를 통해 골키퍼는 상대 키커의 방향을 더 올바르게 추정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베팅과 분석 모델에서 아주 중요하게 활용되는 정보인 “득점의 기대값(expected goals)’ 측정은 아주 중요한 분야 중 하나다. 득점의 기대값을 통해 우리는 피치 위 특정 지역에서 시도되는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을 예측한다.

레스터 시티가 프리미어 리그 챔피언이 되었을 때, 우리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레스터가 리그 내에서 데이터 분석을 가장 포괄적이며 진보적으로 활용하는 클럽이었다는 사실이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공을 소유하지 않은 채 빠른 공격에 의존하는 레스터의 독특한 경기 방식은 상대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레스터는 부상을 당하지도 않았고 급작스럽게 등장한 은골로 캉테, 제이미 바디같은 선수의 활약도 레스터의 우승 요인으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한 접근에 신뢰를 보내는 사람들은 레스터의 성공 스토리를 통계가 비교 우위를 제공해준 사건이라 볼 것이다.

이적에 대해 추측하는 것 역시 축구 팬이 즐기는 절차 중 하나다 : 어느 선수를 살 것인가? 선수를 사고파는 것은 상당한 규모의 비즈니스다. 최근 마무리 된 여름 이적시장에서 프리미어 리그 클럽은 £1bn 이상의 돈을 지출했다.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단 1명의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서 £80m이 초과되는 금액을 지출했다.

풋볼 매니저 게임처럼 축적된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수많은 클럽들이 스카우팅, 영입을 시행하고 있다. 리야드 마레즈나 디미트리 파예같이 저가이면서 큰 임팩트를 남길 선수를 영입하면 피치 위에서도 인상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제한된 예산으로 아직 가공되지 않은 원석, 젊은 유망주를 영입한 구단은 차후 선수를 되팔아 상당한 이익을 남기게 된다.

하지만 젊은 재능을 가려내는 것은 쉽지 않다. 웨일스에서 발견되는 젊은 재능 모두가 가레스 베일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크험 박사는 15세에 국가대표팀 데뷔를 하고 16세에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한 노르웨이 출신의 영재 마르틴 외데고르에 대해 이야기한다. 풋볼 매니저는 외데고르가 미성년자란 이유로 게임에 포함시키지 않았는데 노르웨이 팬들이 이에 크게 반발했다. 외데고르의 아버지가 외데고르를 게임에 등록해도 좋다는 동의서를 트위터에 올린 이후에야 그의 데이터베이스를 게임에 집어넣었다. 하지만 이처럼 어린 선수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 것일까?

풋볼 매니저의 클럽 스카우터는 자신의 평가 사항을 노르웨이 담당 부서로 보낸다. 일단 스카우터의 보고서가 외데고르에 대해 주의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온다. 어떻게 15살 소년이 그리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던 것일까? 노르웨이 부서 최고 담당자는 런던에 위치한 본사로 종합 데이터를 보내기 전에 외데고르의 경기를 12차례 관전했다. 마크험 박사는 외데고르의 통계량이 12차례의 검증을 통해 나온 결과라고 말한다.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프로 구단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일이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은 평균적으로 7명의 국제 스카우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국가를 커버할 수 있는 자원이 없고 풋볼 매니저를 스카우팅 전략으로 활용한다고 마크험이 주장한다.

스스로 데이터셋을 만드는 구단도 있고 맞춤형 해결책을 만들어내기 위해 분석업체와 협력하는 경우도 있다. 통계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브렌트포드, 덴마크의 미트윌란 같은 클럽도 존재한다. 두 구단 모두 데이터 분석 접근을 적극 활용하는 매튜 밴험과 큰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데이터는 축구계 다른 산업도 뒷받침하고 있다. TV 중계는 물론이고 베팅, 판타지 풋볼에서도 통계는 적극 활용되고 있다. 경기 결과에 대한 분석적 접근은 승부조작을 모니터링 하는 것에도 활용되고 있다. 사커노믹스(Soccernomics)나 사커매틱스(Soccermatics)같이 데이터 분석에 관련해 팬들에게 더 수준높은 정보를 제공하는 책들도 만들어지고 있다.

게임과 프로 축구는 쌍방향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선수들은 휴식시간에 FIFA같은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며 수많은 선수들은 자신의 퍼포먼스에 대한 데이터를 수령한다. 폴 포그바가 첼시로 풋볼 매니저 게임을 하는 사진이 찍혔을 때, 포그바가 유벤투스를 떠나 첼시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들이 양산되었다. 마크험 박사는 축구란 아름다운 게임에 소속된 선수들이 풋볼 매니저와 같은 가상현실 버전에서 자신이 어떻게 표현되는가에 상당히 집착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때때로 선수들이나 에이전트는 게임 내에서 자신에 대한 평가 항목에 불만을 표출한다. 그들은 채점된 평가항목 점수를 높이기 위해서 노력한다.” 마크험 박사는 선수들과 에이전트로부터 종종 연락을 받는다고 말했다.

출처

Beautiful and Mathematical : Football as a numbers game